여러분도 가벼운 변태짓을 한 번 해 보라고 유혹하는 두 번째 시간, <생활의 발견 2>. 먼저 잡설 한 가지. 이번 편 제목에서는 <바닐라양>이 <바닐라군>보다 먼저 왔다. 왜 그 순서에 의한 남녀 성차별 있잖은가. 남자의 주민등록번호는 1로, 여자의 것은 2로 시작하는 그런 것.(그러고 보니 이 문장도 예외는 아니다.) 나도 그런 관습에 젖어 저번에는 <바닐라군과 바닐라양...>하는, 성차별적인 어구를 무의식중에 쓰고 만 것이다. 보라. 남성명사 <군>이 여성명사 <양>에 앞서 있지 않았는가.... 필독은 인습에 중독되 저지르고 만 본인의 실수를 반성하는 바, 제목에 등장하는 두 인격명사의 순서를 뒤늦게나마 바꾸는 것이다. 헌데 <군>이 <양>보다 먼저 등장한 제목을 2편이 아닌 1편에 올린 것을 책망한다면,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PS. 두서 없는 이야기였지만 요즘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 그냥 이해해 달라.

자, 이제 전편에 이은 본론.



시키는 대로 하시지

명령과 복종이 빠진다면 SM이 아니다. 누구는 일방적으로 시키고 누구는 그에 따른다. 확실히 좀 비인간적이긴 하다. 하지만 한계를 그어 놓고 일시적인 유희를 즐기는 것이라면 무슨 문제랴. 그리고 명령/복종이 꼭 <무릎 꿇고 내 발에 입 맞추라>하는 것만은 아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런 거다. - A가 지시하면 B는 하는 것, A가 시키지 않은 것을 B는 전혀 하지 않는 것. 즉 예를 들어 정사를 벌일 때 남자가 명령자를, 여자가 복종자의 역할을 맡는다고 해 보자. 남자는 여자에게 다리를 벌리라거나 무릎을 굽히라는 식으로 세세한 명령을 하며 섹스의 모든 통제권을 맡는 것이다. 이건 응용 범위가 무척 넓다. 남자가 누워 있는 여성상위 자세에서 피스톨 운동을 여성에게 맡기고 그 모습을 지켜본다든지, 여성의 흥분감이 고조될 때 삽입이 된 채로 동작을 멈추라고 한 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상태로 당분간 그녀를 방치한다든지 말이다. 이거 별 거 아니지만 은근히 지배/피지배감을 부추긴다.

물론 무릎을 꿇라든지, 손들고 벌을 서라든지 하는 짖궂은 장난을 할 수도 있다. 복종하는 사람 입장에서 지나치게 굴욕감이 들거나 힘들다면? 못하겠다고 말하고 안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러면 고조된 분위기가 깨지게 마련, 그러므로 설정극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명령과 복종의 상한선을 그어 놓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더러운 것을 먹으라던가 밖에 나가 한바퀴 뛰고 오라든가 하는 엄한 명령을 내릴 분들은 없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시킨다고 하는 분들도 없으리라 믿는다. 우리 그러지는 말자.




이왕이면 다홍치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때깔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잖은가? 뭐 사람은 먹는 것이 아니지만은 어쨌든 섹스는 상대방을 본능적으로 욕구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시각적인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아름다운 육체의 이성에게 끌리는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지만 화끈한 체중감량(때로는 증량)이나 성형수술을 거치지 않는 한 우리의 외모는 웬간해선 변하지 않는 바, 그러므로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이 복장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입어보자.

헌데 지금 생활 속의 SM 이야기를 하는데 복장이라, 그렇다면 페티시가 아닌가? 사실 그렇다. 하지만, 비록 설명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SM과 페티시는 서로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섹시한 복장은 의외로 지배나 구속 따위의 감정과 밀접하게 관계가 많다. 이를테면 그물스타킹. 그물의 씨줄과 날줄이(어쩐지 영화나 문학평론가들이 즐겨 쓰는 말투다.) 왜 여성의 다리를 착 감고 있어야 하는가? 그리고 옛 중동의 후궁들이 왜 금속으로 된 발찌를 차고 있었을까? 이건 아무리 봐도 반디지와 어떤 연관이 있다.

어쨌든 자극적인 복장은 상상 이상으로 상대를 흥분시킨다. 이건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하지 않는 것이다. 스타킹, 가터벨트, 하이힐을 신은 나체, 리본에 감긴 몸. 이런 것들은 구하거나 준비하는데 별다른 노력이나 돈이 드는 것들이 아니다. 뱃살을 빼는 것보다 화끈한 차림을 연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훨씬 효과적. 힘도 덜 든다. 주의할 점은 상대의 취향을 고려하라는 것. 특히나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이일때는 더 그렇다. 내 친구 중 하나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을 위해 코끼리 팬티를 준비했다가 모텔방에 혼자 남겨졌다. 결과적으로 솔로부대 내무반에도 혼자 남겨진 셈이다. 하긴 거기엔 비슷한 처지의 남자들이 많긴 하지만.



나는 당신의 것 - 칼라(개목걸이)

개목걸이 이야기. 사람이 개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걸 목에 둘러?,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칼라(colar)가 꼭 정말 짐승에게나 쓸 법한 투박하고 직설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변태도 아닌데 항상 차고 다닐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기분 낼 때 쓰면 된다. 본래 영어 <칼라>는 개목걸이 외에도 목이나 팔목 등에 착 감기는 모든 물건을 말한다. 목에 남는 공간 없이 피트되는 은제 목걸이나 방울을 단 레이스 등도 충분히 자극적이다. 여성이 칼라를 착용한다면 구속감과 피소유감에서 오는 기묘한 만족감을, 그것을 보는 남성라면 수컷 특유의 소유욕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행여 이런 것에서 성적 흥분을 느낀다고 여러분이 변태는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조금의 SM적인 성향은 존재한다. 그것이 생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어야 변태라고 불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에 리본을 맨 여성의 이미지는, 물론 상업적이고 성적인 이미지이긴 해도, 흔하지 않은가? 그런 리본도 실은 칼라에 속한다. 만일 여성이 칼라를 하고 연인 앞에 나타나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 혹은 강도를 확 높여 <주인님>이라고 말한다면 피가 끓어오르지 않는 남자는 드물 것이다. 물론 성적인 자기결정권을 중요시하거나 관습적인 남녀관계를 거부하는 여성이라면, 안 하면 그만이다. 또 칼라를 착용한다고 해서 남성상위(남자가 착용한다면 여성상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디까지나 양자의 합의에 의한 일시적인 상황이니 말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 SM이미지에서는 흔하지만 금속으로 된 것은 실제로는 그닥 좋지 않다. 불편하고 아프고 무겁고 다치기 쉽다. 목을 움직이다가 어딘가의 뼈 하나가 둔탁하고 각진 쇳덩어리에 턱 찡겨버리면 눈물이 핑 돈다. 되도록 부드러운 것을 애용하자. 그리고 그걸 목에 감는 사람 체면도 있고 분위기도 있지, 비닐로 된 2000원짜리 개목걸이 같은 건 준비하지 말자.(happy puppy, made in china 따위의 싸구려틱한 문구도 경계하자. 그것보다는 커튼 오려서 바느질해 만든 레이스가 훨씬 낫다.) 그거 매너 문제다.

묶여 있는 연인

SM의 영원한 주제가 있다면 아마 반디지일 것이다. 반디지 하면 밧줄에 칭칭 감겨 공중에 매달려있는 여자를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신체를 구속하는 모든 행위를 일컬어 반디지라고 한다. 양 손을 끈으로 가볍게 묶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흥분을 배가시킬 수 있다. 반디지는 손재주가 지극히 없는 나로서는 언제나 어려운 미션인데, 그래서 가장 단순한 매듭법 몇 가지를 외워서 종종 쓰고 있이다. 사실 이 방법은 너무 기본적이고 유치한 것이라 굳이 소개하기도 뭐하다. 다만 반디지의 주의사항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먼저 매듭. 두어번 당겨서 바로 풀어질 수 있도록 매듭을 짓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묶여 있는 상대가 고통을 호소하거나 갑작스럽게 피가 돌지 않을 때는 곧바로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너무 몸을 조이지 않게 묶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재료. 끈이라도 다 가져다 쓰다가는 다치기 십상이다. 상품포장용 바인더 끈이나 나일론 끈 같은 것은 써선 안 된다. 피부가 다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묶이는 사람 입장에서 엄청 괴롭다. 구속감을 즐기기는 커녕 아파서 죽을 지경이 되면 그 무슨 헛짓인가. 어디서 섭을 묶을 때 전선을 쓰는 인간을 봤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뭣 짓인가 싶더라.

굳이 반디지용 면로프나 마로프를 쓰지 않더라도 면으로 된 부드러운 것이라면 별 문제 없이 반디지를 할 수 있다. 마로프의 경우에는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기름을 먹이거나 다듬어서 써야 하는데, 당연히 무척 귀찮은 일이므로 <경험상 한 번>의 의미로 반디지를 하는 사람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재료의 굵기. 얇은 것은 단단히 묶었을 때, 혹은 묶인 곳으로 체중이 실릴 때 살 속으로 파고들어 피부와 뼈가 아프고 저리다. 그 순간엔 느끼지 못할 지라도 아픔이 오래 남을 수 있다. 물론 심하면 다칠 수도 있고. 결론적으로 반디지의 재료는 굵고 부드러울수록 좋으며, 매듭은 단단하지만 쉽게 풀 수 있도록 묶되 살을 죄는 강도는 적당한 것이 좋다.



매듭 없는 반디지

꼭 끈으로 칭칭 묶어야 반디지가 아니다. 수갑을 써도 된다. 진짜 철제수갑을 구하기 위해 경찰로 일하고 있는 친척이나 청계천을 찾을 필요는 없다. 인터넷의 SM 샾에서도 구할 수 있다. 주문/배송 절차가 복잡하지만 해외 사이트라면 100% 구할 수 있다. 밀리터리 모형이나 완구로 나온 플라스틱 제품도 보기보다 튼튼해서 아주 쓸 만하다. 그거 팔힘으로 부수기 쉽지 않다.(그리고 아프다.) 뭐 필사의 탈출극을 저지하는 것도 아니고 합의에 의해서 설정극을 벌이는 건데 무슨 상관이랴. 애초에 SM용으로 만들어진, 사슬이 연결된 가죽이나 금속 제품도 많다.

서구에서는 테이프를 칭칭 감아서 반디지를 많이 하는 모양이던데 보는 맛은 없지만 이거 참 편하지 않겠는가. 영 귀찮고 기분 찜찜하면 그냥 손으로 팔목을 부여잡아도 될 일이다. 남성이 여성의 팔을 뒤로 돌려 잡고 후배위 섹스를 하는 것으로도 SM적인 자극을 느낄 수 있다. 정말이지 이 정도를 변태라고 하면 너무 도덕적인 거다. 넓은 범위로는 천 등을 이용해 상대(주로 여성)의 입에 재갈을 물려 놓고 행위를 하는 것도 구속-즉 반디지-에 속한다. 혹은 시간을 정해놓고 어떤 말도 하지 않는-못하는- 것 역시도. 여하튼 반디지의 종류는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글을 쓰며 생각난 것들은 대략 이 정도다. 혹시나 SM적인 행위가 여러분을 자꾸만 흥분시킨다면, 굳이 자신을 제어할 필요는 없다. 성생활은, 그리고 좀 더 거창해질 수 있다면 삶은 가장 은밀한 욕구까지 거세하면서 영위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같은 변태가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물론 당신이, 여자친구를 개집에서 재우고 목에 사슬을 걸어 기어다니게 하면서 정원을 산책하고 싶다면 당신은 변태다. SM을 하면 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영 싫기만 한 정상적인 분들이라면, 그냥 무시하면 된다.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경험해보며, 혹은 평소의 판타지를 불완전하게나마 조금씩이라도 구현하며 사는 것이 부도덕할 이유는 없다. 물론 성희롱 같은 건 하지 말자. 행위의 대상-혹은 행위자-가 되는 상대를 존중하는 상태에서의 이야기니까 말이다.


성인전문 블로그 어덜토이 (www.adultoy.co.kr)

2010/08/24 15:28 2010/08/24 15:28



저번에는 태국에서의 SM 플레이 2편까지를 썼었다. 이번에는 소프트한 SM 플레이에 대한 조언을 한데 묶어서 써보려고 한다.

무슨 조언이냐 하면, 바닐라양과 바닐라군을 위한 가볍고 실천 가능한 SM플레이에 대한 소개 및 설명 따위를 말한다. 전편들에서 설명했다시피 바닐라는 일반적인 섹스라이프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SMer들의 은어다. 여기엔 <바닐라는 자극이 없는 싱거운 맛이다.>, <우리는 더 자극적으로 산다.>고 하는 은근한 자부심, 내지는 SMer들-변태들-에 대한 사회적 및 관습적인 경멸에 대한 반발심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나는 바닐라라는 표현을 쓸 지언정, 변태가 아닌 정상적인 분들을 <싱겁고 재미없는 녀석들>이라는 식으로,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때로 건포도나 과일향 정도는 첨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하면 될 일이지만, 한 번 그렇게 먹어본다고 손해볼 일도 아니고, SM적인 성적 유희나 정사가 꼭 SMer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구미에서는 상류층들의 일시적인 유희 정도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리고 SM은 꽤 자극적이다. 꼭 돔이나 섭, 주인이나 노예가 돼서 어둠의 변태자식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뭐 한 번쯤은 가벼운 마음으로 남녀가(성적 정체성에 따라서는 남남, 여여가, 때로는 다수가) 즐겨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벼운 SM 플레이를 위한 조언이란 것도 사실 그렇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정사에 대한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밤마다 침대가 부서질듯이 포효하는 바닐라도 있는가 하면, 섭의 목에 칼라(개목걸이)를 채워 놓고 <주인님> 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양순한 SMer도 있다. 예를 들어 정열적이면서도 타락한 분위기의 정사를 하나 설정해서, 온 몸에 크림을 발라 놓고 혀로 전신을 핥아 그것을 먹어치우는 애무를 생각해 보자. 나는 땀이 많은 체질이어서인지 습하고 끈적한 모든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여성동지들은 잘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단 맛을 싫어한다(멜돔인 내가 그걸 핥을 리는 거의 없지만). 나는 결코 그런 식의 성행위를 좋아하지 않으며 물론 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변태인 필독과 달리 성생활이 건전한 분들도 취향에 맞는다면 얼마든지 몸에 크림을 부을 수 있다.


말하자면, 나의 조언이란 것이 어떤 분들에게는 아주 시시하고 유치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상상하기도 싫은 더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나의 기준에서 <이 정도면 바닐라 분들도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 몇 가지를 써 보려고 하는 것이다. 서설이 길었으므로 이쯤해서 빨리 본론으로 넘어가야겠다. 자 그래서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SM, 줄여서 생활의 발견 첫편 gogo.

PS. 당연한 말이지만 다음의 내용은, 강제로 하지는 말고 상대의 합의를 거치고 하자. 당원 여러분들의 수준을 왜 의심하겠느냐마는... 그저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당신은 얼음공주

얼마전 그녀-내가 요즘 이렇게 부르고 있는 처자-와 함께 여행을 갔던 태국에는 얼음이 흔하다. 어디를 가나 얼음이 보인다. 아마 얼음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아닌가 싶다. 덥고 습한 곳인데다 냉장(그리도 냉동)시설이 흔치 않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맥주도 언더락으로 마신다!(태국의 맥주는 도수가 높은 편이라 얼음이 녹아도 그럭저럭 먹을 만 하다. 얼음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뭔가를 얼음과 함께 마시는 걸 당연시한다. 하긴 그렇게 먹지 않으면 금방 미지근해지니까... 여하튼, 그래서 어디서든 쉽게 얼음을 구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어디에나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도 봉지 단위로 언더락용 얼음을 판다. 동네에 따라 물가가 다르지만 대충 우리 돈 300원 정도면 한 손으로 들기에 조금 무거울 정도의 얼음 한 봉지를 살 수 있다.


어디에나 얼음이 있으니 그녀와 나도-사실은 내가- 변태짓에 얼음을 많이 이용했다. 온도차를 이용한 괴롭힘은 SM에서는 흔한 플레이에 속한다. 섭을 찬 물에 담근다든지, 한겨울날 알몸으로 창가에 세워서 벌을 준다든지 말이다. 어쨌든 얼음은 그것보다 신사적이다. 특히 더워서 환장할 것 같은 태국에서는. 나는 종종 그녀를 눕혀 놓고 눈을 가리고는, 얼음으로 그녀의 신체 구석구석을 공략했다. 이를테면 배꼽에 놓는다든지, 클리토리스나 질 입구를 문지른다든지, 항문을 꾹 찌른다든지 말이다. 이거 간단하지만 의외로 재미있다.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생소한 차가움과 그것이 어디를 향해올지 모르는 긴장감 때문에 상대의 손 끝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공략하는 사람의 즐거움은 얼음플레이 자체보다는 상대의 아련한 반응에 있다. 피부 표면에 미끄러지는 투명한 얼음과 살짜쿵 찌푸려진 연인의 미간, 에로틱하지 않은가? 여성이 남성을 공략한다면 남근 주변을 얼음과 손으로 애무하며 발기탱천을 유도할 수 있으리라.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한 부위에 얼음을 오래 놓는 것은 좋지 않다. 몇 초 단위로 옮겨주어야 괴롭지 않다. 동상의 징후, 이를테면 아프고 가려운 반점 따위가 생긴다면 어찌할 텐가? 고환을 얼음으로 장시간 공략한다면 아마 남자는 뻑적지근 아파서 죽을 지경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갓 꺼낸, 서리가 낀 상태의 땡땡 얼어붙은 얼음은 피부에 닿으면 들러붙을 수 있다. 그 부위가 여성의 클리토리스나 질 근처라고 생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손으로 쥐고 살살 굴려서 매끈하게 만든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얼음은 절대 여성의 음부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질에 동상 걸리면 답 안 나온다. 마지막으로, 얼음의 각진 모서리나 깨진 단면, 녹아서 날카로워진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민감한 부위-음부나 유두 따위-가 찔리거나 긁히면 전혀 에로틱하지 않다. 날카로워진 얼음은 버리고 딴 거 쓰시라. 얼음 그거 귀한 것도 아니지 않나.

보이지 않는 위험

보이지 않는 것은 두렵다. 적당한 두려움은 견딜만한 긴장감이 되고, 그것은 종종 성적인 긴장감으로 연결된다. 눈을 가리고 패팅과 섹스를 하는 것은 매우 자극적이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일반적으로도 흔한 방법이다. 눈이 가려진 상태에서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신체에 전해오는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통제권의 상당부분을 상대에게 넘겨주게 되기 때문에, 즉 수동적인 상태가 되기 때문에 자신에게 오는 성적 자극을 더 열망하게 된다. 그 왜, 남자들이 똑같이 남근을 쥐어도 자신의 손으로 쥐는 것과 여자친구가 쥐는 것이 영 다르지 않은가?

눈을 가리는 방법이야 뭐 흔히들 알고 있을 게다. 수건이나 모텔의 베개 커버를 착착 접어서 뒤로 묶으면 된다. 수면용 눈가리개를 사도 된다. 그냥 섹스를 할 때 티셔츠 따위를 얼굴에 덮어 놓을 수도 있다. 나는 눈가리개를 추천한다. 풀어질 염려도 없고 가볍고 편하기 때문이다. 연인의 눈을 가려놓고, 주춤거리는 그의 손을 잡고 방 안의 침대나 소파 등으로 인도해 보라. 자연히 당신을 의지하게 될 것이다. 소파에 앉혀 놓고 기습적인 키스를 한다던가, 예상치 못한 곳(이를테면 지금 애무하고 있는 곳과 거리가 먼 신체부위)을 갑자기 애무한다면 당신의 연인은 금방 흥분할 것이다. 당신이 그를 예고 없이 스윽, 눕힌다면 그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에 두근거릴 것이다. 서로 믿는 사이이고 합의가 된 상태라면, 신체와 상황에 대한 결정권을 잠시 그에게 빌려줄 수도 있잖은가?

참고로 나는 누워 있는 그녀의 얼굴에 내 티셔츠를 덮어놓았다가 땀내 난다고 욕 많이 먹었다. 세팅을 잘 하도록 하자.



보이지 않는 더 심한 위험

<알 수 없는 공포> 시리즈는 다양하게 연장될 수 있다. 나는 어디선가 비닐봉투를 이용한 플레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왠 비닐봉투인가 싶었는데 내용을 들어보니 다음과 같았다. 일단 섭을 발가벗겨서 검은 비닐봉투를 얼굴에 씌운다. 물론 단단히 씌우거나 밀봉해 숨을 쉬기 어렵게 하는 식으로 위험한 짓을 하는 게 아니고 단순히 그냥 덮어씌운다. 그렇게 해서 앞이 보이지 않아 허둥지둥대는 섭을 이끌고 욕실로 간다. 그곳에 세워둔 다음 샤워기를 트는 것이다. 그러면 샤워기에서 쏟아져나오는 물이 비닐봉지에 부딪히면서 두두두두두, 하는 엄청나게 큰 소리-비닐봉지가 씌워진 섭의 귀에는-가 앞을 보지 못해 두려워하는 섭을 덮치는 것이다.

와 괜찮다, 싶어서 바로 모방해 봤다.(상대는 문제의 <그녀>였다.) 효과는 엄청났다. 그녀가 그렇게 공포에 떠는 모습은 처음 봤다. 샤워기 물을 맞으며 창백하게 얼어붙어서는 바들바들 떨면서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감상하고 있자니 너무 즐거워서 변태로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얼만큼 취향에 맞는지,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하튼 보이지 않는-알 수 없는- 불안감을 조성해 성적 자극을 유발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눈과 귀를 봉인해 촉각만을 남겨놓는 것도 좋은 방법. 혹은 아주아주 소프트하게 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공간에서, 극도의 어둠 속에서 서로의 몸을 더듬어가며 행위를 하는 것도 얼마나 에로틱하고 자극적인가.



보면 어쩔거야

<어쩐지 알 수 없는 두려움>에는 자신이 파악하지 못하는 타인의 시선도 존재한다. 누군가 날 보고 있다. 아주 부끄러운 모습을 말이다. 나는 부끄러워 죽겠는데, 그는 태연자약하게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것이다. SMer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자위다. 무슨 말인가 하면, 섭에게 자위를 하라고 명령한 후 돔은 그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다. 때로는 몇 명 이상의 돔들이, 마치 그곳이 공공장소이거나 섭의 자위가 공적인 구경거리라도 되는 듯 섭 한 명의 자위를 지켜보기도 한다. 이 때 섭은 보통 더 흥분하게 마련이다. 물론 돔들도 즐긴다. 손가락이나 자위기구에 의해 달아오르는 한 명의 성기가 전시되어 있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다는 투로 구경하는 여럿. 이거이거... 자극적이지 않은가? 응?

물론 이런 플레이가 명백히 관음증과 노출증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SMer인 나는 애초에 변태이므로 이런 단어들이 나와 관련되는 것을 경계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관음과 노출에 대한 욕구가 조금, 혹은 어느 정도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관음증, 혹은 노출증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음을 소재로 한 포르노는 흔하다.(이화여대 학생들이 소변 보는 모습을 몰래 찍은 악성 몰카도 있다. 우리 이런 짓은 하지 말자.) 이를테면 AV 배우가 나와 혼자 자위하다가 끝나는 포르노 영상. 이것이 포르노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관음욕을 충족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으로 발기하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들이 다 관음증 환자란 말인가? 그리고 포르노 자체가 일종의 관음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이 그런 플레이를 하라는 것도 아니다. 얼마든지 소프트하게 변형시켜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연인의 자위모습을 그저 혼자 보는 것. 그가 지켜본다는 생각에 당사자는 더 흥분할 것이고 상대는 자신이 지켜보고 있는 것 자체에 흥분할 것이다. 도저히 흥이 오르지 않고 불편하기만 하다면 <에이, 이건 별론데>하고 다른 영역을 개척하면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사실 생각해보면 아주 많다. 더 소프트하게는, 자위 등의 행위를 일체 하지 않고 그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음부를 물끄러미 관찰할 수도 있다. 이런 것에 필이 꽂혀버린 당신, 변태 아니니 걱정 마시라. 발기되거나 젖은 당신의 그곳이 <죽음에 이르는 병>의 징후는 아니다. 변태 아무나 되는 거 아니다.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그리고 나의 그, 혹은 그녀가) 느낀다는데, 누가 누구의 무엇을 좀 보면 어쩔텐가 말이다. 그리고 하나 더.

문제의 그 시선이 나를 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며 나는 그가 나를 보고 있는지 아닌지 전혀 알 수 없다면 말이다. 이거 생각해보면 은근지 세지 않은가? 그러면 어떻게 이런 놀이를 즐길(?) 수 있을런가. 간단하다. 눈을 가리면 된다. 눈만큼 사람에게 일상적이고 편리한 기관은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당신의, 혹은 그의 <시선>을 이용한 플레이, 좋지 않은가.

이외에도 생활 속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한 SM플레이의 다른 예를 다음 시간에 계속하기로 하자. 기대하시라.


성인전문 블로그 어덜토이 (www.adultoy.co.kr)

2010/08/24 15:24 2010/08/24 15:24

[real BDSM] 태국에서 SM하기2

Posted at 2010/08/24 15:22// Posted in SM & Fetish

콘돔으로 빛나는 조명기구

 

지난 시간에서는 태국에서 그녀와 나의 SM 플레이와 플레이 중 난입한 두명의 백인 남성에 의해 벌어진 캐안습 상황까지를 이야기했다. 그 때 우리는 방콕 모처에 있었고, 이번 글에서도 역시 방콕에서의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미리 말씀드린대로 이번 칼럼은 방콕의 SM클럽 탐방기. 이 정도 클럽에 가 보려면 팟봉, 나나 등 쑤쿰윗에 위치한 방콕의 대표적인 환락가를 방문해야 한다. 방콕도 서울이나 부산처럼, 인구유동과 손님(태국의 경우는 주로 외국인들)들이 많은 거리들은 거리마다 확실한 개성을 갖고 있다. 압구정동과 종로 3가의 분위기가 다르고, 직장인 남성들이 단체로 북창동을 찾는 이유가 뻔한 것처럼.

애초에 그녀와 나는, 크고 작은 클럽이 빼곡하게 들어차있고 클럽마다 온갖 섹스 쇼가 난무하는 태국의 환락가에서 SM 클럽을 방문하려고 했었다. 모름지기 그런 곳은 밤에 가야 제맛이고, 기왕 시내 깊숙이 들어가는 김에 근사한 곳에서 저녁을 먹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했다. 가이드북을 뒤지다가 나름 우리의 성향에 맞는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 Cabbage & Condom

양배추 그리고 콘돔이라. 대체 무슨 레스토랑일까. 알아보니 그 곳은 산아제한과 에이즈 방지 활동을 펼치는 태국 내 NGO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었고, 그래서 콘돔 사용을 권장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이름이었던 게다. 상호가 <양배추와 콘돔>인 이유는, 시장에서 양배추를 집듯이 콘돔을 쉽게 사거나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에서였다. 이쯤 되면 재미없는 봉사활동 분위기가 살짝 나지만 음식맛과 분위기가 좋아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명소라고 한다. 지난 편에 썼듯이 나와 그녀는 SM 플레이 시 보통의 섹스보다 많은 양의 콘돔을 사용한다. 그래서 이곳으로 결정.


레스토랑 내부에 장식되어 있는 콘돔 옷을 입은 보살과 필독이다.

 

레스토랑은 콘돔보살 외에도 실내가 온통 콘돔으로 장식되어 있다. 콘돔으로 만든 조명기구와 콘돔으로 만든 양탄자와 소파('세계최초'라고 자랑스럽게 붙여 놨다.)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태국 전통예술대 학생의 음악공연을 들으면서, 빵가루를 입혀 튀긴 농어요리와 돼지고기를 곁들인 새우볶음밥에 맥주와 음료수를 곁들여 마셨는데 두명의 식사는 한화로 15000원 정도였다. 웨이터들의 매너도 A급. 분위기와 음식맛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니 태국을 여행하게 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찾아가 보시라. 게다가 레스토랑이 위치한 쑤쿰윗 soi 12(12번가)는 마침 한국인 거리다.



우리는 기분 좋은 식사를 한 후 밖을 나섰다. 팟퐁을 누르고 제 1의 환락가로 부상하고 있는 나나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결정한 곳은 전통의 타락천국 팟퐁. 이 지역은 세계이차대전 당시 주둔했던 미군들이 만들어놓은 환락가이다. 우리는 택시를 잡아타고 팟퐁 거리 입구에서 내려 안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보통 태국의 환락가라고 하면 섹스관광을 즐기는 아저씨들을 위한 사창가를 상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각국에서 온 남녀 커플들이 손을 잡고 걸어다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성매매도 이뤄지지만 일반적으로는 성적인 쇼를 보며 맥주나 위스키 등을 한 잔 하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얼마나 센 걸 보여주나, 하는 호기심에 의해서인 것이 보통이다(한국 신혼부부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거리는 백인 남녀들과 이들을 호객하는 현지인들, 자극적인 복장-업소에서나 가능한, 결코 일상적이지 않은 일종의 유니폼-을 입고 길거리에 서성대거나 삼삼오오 몰려있는 태국인 여성들로 넘쳐났다. 우리 역시 우리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호객꾼들을 헤치며 걸어야 했다. 이들은 호객을 하면서 하나같이 쇼의 매뉴얼이 적힌 종이를 내밀었는데 대충 기억나는 것만 적어보면,


- 핑퐁 쇼(여성의 음부로 탁구공을 발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 스네이크 쇼(우리의 귀에도 어느 정도 익은 일명 뱀쇼)
- 피쉬 인(살아있는 물고기를 음부에 넣는 것)


등등이다. 물론 평범한(?) 스트립쇼나 야한 차림으로 성적인 상상을 자극하는 춤 구경하는 곳도 많다. 어쨌든 우리는 SMer였기 때문에(이전 글들에서 설명했듯이 엄밀히 말해 그녀는 SMer가 아니지만) 이런 곳들을 지나쳐가던 중, 구미에 딱 맞는 간판을 발견했다.


업소 외벽에 장식된 조형물을 배경으로 찍은 그녀의 모습. 개목걸이를 하고 있다.

 

업소의 이름은 바바(BARBAR)였다. 우리가 관심을 보이자, 육중한 철문을 지키고 있던 얼굴마담 쯤 되는 업소 여성이 다가와 'S&M'이라고 설명하며 우리의 예상을 확인시켜주었다. 일단 마음에 들었다. 다른 업소들은 입구가 훤히 개방되어 있고 호객꾼들이 설치고 있는데 이렇게 폐쇄적인 곳이라면 정말 마니악한 곳이 틀림없을 것이었다.


어떻게 값을 치러야 하는지 물어봤다. '쇼에 대한 비용이나 입장료는 따로 없고 맥주값만 내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맥주를 포함한 모든 음료값은 동일하게 900바트라는 것이었다. 한화로는 25000원 선이지만 팟퐁에서 보통의 섹스 쇼를 보면서 맥주 한 잔 하는데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면) 한 사람당 최소 100~200 바트 정도이니 태국 현지 기준으로는 어마어마한 맥주값이다. 한국이나 일본만 봐도 SM 클럽은 값이 워낙 세다. (일본에는 하룻밤 입장료가 10만엔 가까이 하는 데도 있단다. 한 번 들어가면 술이 공짜인 건 좋다고 하지만.) 둘이 합쳐 1800 바트면 우리 돈으로 6만원이 안 되는 돈인데 그 정도 값으로 SM 쇼를 볼 수 있다니 나쁠 것이 전혀 없었다.


우리는 호기심과 기대로 클럽 안에 들어섰다. 2중 문이었는데, 바깥 문은 육중한 철문이었고 안쪽 문은 지퍼로 여닫는 천으로 된 것이었다. 실내로 들어서자 마자 보였던 것은 희고 커다란 엉덩이. 조형물인가 싶었는데 살아있는 진짜 엉덩이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했는데 자세히 보니 백인 남자였다. 이 남자는 사슬에 연결된 가죽 수갑으로 손이 묶여져 있었고 자극적인 가죽 복장을 한 업소 여성에게 가죽 패들(paddle)로 스팽킹을 당하고 있었다. 엉덩이 맴매를 당하기 위해 태국의 SM 바를 찾다니. 전에 멜섭들은 플레이 상대를 만나기가 특히 녹록치 않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서양에서도 그런 건지 궁금해졌다.

여하튼 한눈에 봐도 그 남성이 매맞는 것에 매우 몰입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소리만 요란하지 별로 아프지 않게 형식적으로만 때리고 있는데도 한 대씩 맞을 때마다 눈을 감고 '오우', '아아' 하며 꽤 오버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으니 말이다.(영어로 쓰면 AAAH, 쯤 되려나.) 흰 엉덩이에 살짝 놀란 후 주위를 살펴봤다.


일단 매우 어둡다. 조명은 거의 곳곳에 켜진 촛불에 의지하고 있었다. 강도 높은 페티쉬 복장을 한 없소 여성들이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있었고 내부의 구조는 룸과 소파들이 어지럽게 이어져 있는 형태였다. 천장에서부터 내려온, 쇠창살로 된 우리들이 구석마다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붉은 빛을 띠는 곳이었다. 꽤 그럴듯했다. SMer들의 판타지를 구현한 곳이지만 금전적인 대가가 있어야 하는 곳이랄까. 확실히 매니악한 비주얼이었다.

여기저기서 플레이를 하는 소리들이 들려왔고 어른거리는 조명을 통해 플레이 모습들도 희미하게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세 명의 여성들에게 이끌려 비교적 큰, 어느 정도 개방된 룸에 들어갔는데 여기서 이 업소의 하드함이 드러났다. 일단 우리의 왼 쪽으로 백인 남성 두 명이 바지를 내리고 앉아 있었고 두 명의 업소 여성이 무릎을 꿇고 그들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은 채 오럴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그 자체가 뭐가 하드하겠느냐마는, 그렇게 개방된 곳에서 그런 행위를 하고 또 다른 손님과 업소 여성들이 그 옆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것은 충분히 하드했다.


업소에서 사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사진기를 케이스 안에 넣어두어야 했다.
내부의 사진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고객 보호 차원에서 충분히 수긍이 간다.
직접 가서 보는 수밖에. 이 사진은 업소의 위치를 알려주는 명함사진이다.

 

맞은 편으로는 쇼를 하고 있었는데, 한 여성이 섭의 역할을 맡아 철제 우리에 손이 묶여 있었고 돔을 연기하는 다른 두 여성이 그녀를 학대하고 있었다. 백인 남자 하나가 소파에 앉아 여자 셋이 펼치는 쇼를 감상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도 세 명의 여성이 할당되었다. 두 명의 여자가 한 여자를 가운데 단상 같은 곳-우리의 시선 정면에 위치하는-에 앉혀놓고 가죽 패들로 엉덩이를 때렸다. 너무 형식적이고 약한 스팽킹이었기 때문에 여행 중에 벌써 며칠 째 그보다 강한 실제의 스팽킹을 한 우리로서는 참으로 시시했다. 하지만 다음 장면은 좀 새로웠다.

두 여성이 가운데 여성의 눈을 가리고 하의를 벗겼다. 붉은 로프를 사용한 반디지는 엉성했다. 속으로 투덜거리는 찰나, 가운데 여성의 다리가 M자 형으로 벌어졌다. 깨끗이 제모가 된 상태의 음부였다. 다른 여성 하나가 불이 붙어 있는 양초를 가지고 왔다. 왁싱(양초의 촛농을 이용한 플레이)을 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그 왁싱의 방식이 좀 특이했다. 먼저 여성이 촛불 주변의 촛농을 손가락으로 찍는다. 그리고 그것이 마르기 전에 얼른 가운데 여성의 음부로 가져가 쓰윽, 하고 바른다. 그러면 그 즉시 마르는 것이다.


보통 한국에서(그리고 외국에서도) SMer들이 왁싱을 한다고 하면 손으로 찍어다 바르지는 않는다. 위에서 타고 있는 양초를 기울여 촛농이 섭의 몸 위로 떨어지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여성들의 방법은 뭔가 전문적이면서도 특이했다. 물론 화상과 심한 고통을 피할 수 있게끔 준비된 저온초라는 건 확실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찍어 음부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촛농의 온도는 더 내려갈 것도 분명했다.


이 때 그냥 바르는 것이 아니라 질 입구 양쪽으로 갈라진 두툼한 두 부분의 외음부에 세로 방향으로 문질러 바른다. 그러면 음부가 반투명하게 코팅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몇 차례나 계속하는 것이었다. 무척 몽환적인, 타락한 분위기였다. 우리의 뒷 방에선 한 남자가 업소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스팽킹에 열중해 있었고 우리에게 개인 쇼를 보여주는 세 여성들 뒤로 위에 언급했던, 오럴 서비스를 받던 남성 중 하나가 여자를 데리고 건너편의 밀실로 가고 있었다. 여자는 개목걸이가 채워진 채 기어가고 있었다. 남자의 손과 개목걸이가 체인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마도 본격적인 성매매-성기삽입-를 하러 갔던 것이리라.


어쨌든 쇼가 끝나고 세 여성들이 우리를 둘러싸 앉았고 그녀와 나, 업소 여성들, 이렇게 5명은 소소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이들 중에 30살을 넘기지 않은 여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 발치의 바닥에 앉아있던 여성의 나이는 33살이었다(거기다 몇 살 정도 속였을 가능성도 있다.). 섹스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치고는 굉장히 많은 나이가 분명하다. 이것은 그 여성들이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최종적으로 그 험한 곳에 흘러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더 생각해 보건데, 3인 1조라고 하는 시스템은 아무래도 육체적인 부담이 더 가는 섭의 역할을 돌아가면서 하기 위한 것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들은 직업적인 여성들이고, 하루종일 돈을 벌기 위해 그 일을 하는 것이니까.


그건 그렇고, 대화는 무척이나 괴로웠다. 이 여자들은 영어를 제대로 못했다.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데 계속 우리와 대화를 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에 우리는 금방 피곤해졌다. 사실 대화의 목적이야 뻔했다. - 서비스의 진도를 더 나가서 돈을 쓰게 하려는 것이었다. 결국 의사소통에 성공해 알아들은 것은 '레이디 드링크는 250바트' 라는 것. 즉 우리가 값을 부담하는 음료수를 사 달라는 의미였다. 값을 지불하면 조금 더 하드한 플레이- 스팽킹이나 채찍질, 간단한 도그 플레이 따위-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플레이 후에는 더 큰 것-즉 성매매-를 제안할 수도 있었을 테고.


함께 간 그녀가 업소 여성들로부터 위에 말한 왁싱 기법을 배웠던 것은 재미있는 기억이다. 여럿이서 한 여성의 유두에 돌아가면서 촛농을 찍어바르며 하하호호 했던 것은 훈훈한 장면이었달까. 그렇지만 플레이를 한 번 해 보라고 계속 보챘기 때문에 우리는 참기 힘들어졌다. 한 업소 여성이 손수 묶어 놓고 때려주겠다며 웃는 얼굴로 그녀를 쇠창살 우리 쪽으로 잡아끌기까지 했다. 물론 플레이 매상을 올리려는 목적이었다. 저번 글에서도 말했듯이 그녀는 태국 여행기간 동안 개목걸이를 차고 다녔기 때문에 그곳 여자들은 그녀의 성향이 섭인 것을 알아챘던 것이다.


문제의 개목걸이.
(지난편에 가장 안쪽의 구멍을 만들어준 가죽세공사 이야기를 썼었다.)

 

우리는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십수 번이나 이야기한 끝에 어둠컴컴한 룸에 [방치]될 수 있었다. 한 쪽 면이 주렁주렁 매달린 발로 되어 있는 룸이었기 때문에 반 쯤 개방된 곳이었지만 그 업소에서는 밀실이나 다름 없었다. 우리는 그 룸에서 나름의 플레이를 하기로 했다. 우리는 룸 안의 모든 촛불(이래봐야 하나밖에 없었다.)을 껐다. 나는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다리를 벌렸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그녀가 나의 남근을 입으로 물었다. 장소의 특성상 아주 끈적한 느낌을 주는, 타락한 분위기 속에서의 펠라치오였다. 옆으로는 현지 여성들이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있었고 여기저기 뚫려 있는 두 벽 너머로 외국인 손님과 업소 여성들이 플레이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우리를 제외하고 그 업소의 손님은 모두 혼자, 혹은 친구들끼리 찾아온 백인 남성들이었다. 남녀 둘이 온 것도 신기한데 돈을 지불하는 플레이도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골방에서 놀고 있으니 업소 측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우리는 우리만의 행위에 집중했다.


나는 그녀가 차고 있는 개목걸이의 고리에 손가락을 걸고 그녀의 얼굴을 밀고 당기며 이곳 저곳을 애무할 것을 명령했다. 당시의 상황 상 이곳저곳이라고 해 봤자 남근과 고환, 그리고 그 주변이었지만 분위기가 받쳐줘서인지 우리는 몰입했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침이 나의 가랑이를 타고 팬티를 흥건하게 적셨다. 마침 테이블 위에 여러 갈래로 갈라진 SM용 채찍이 비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것으로 이용해 그녀의 등을 계속해서 가격했다.


그녀는 간간히 파인애플 주스에 들어가 있는 얼음을 입 안에서 씹은 후 다시 펠라치오를 했다. 그 때마다 생소한, 차가운 느낌에 흥분이 고조되었다. 나는 최대한 사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그녀로 하여금 되도록 입술 대신 혀만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위치도 한 곳-남근-에 고정되지 않게 했지만 어디에나 한계는 있는 법. 사정이 가까워왔다. 그녀에게 나의 남근을 가득 물고 입술과 혀를 동원해 전력질주하라고 했다. 그녀는 남근을 입술로 문 채 고개를 상하로 밀고 당기면서 혀로는 전립선 부분을 계속해 핥았다.


- 사정한다.

이 말과 함께 나는 결국 사정했다. 나는 정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극치감에 떨었고 그녀는 나의 정액을 양 볼을 오므리며 입 안에 빨아들인 후 목 안으로 삼켰다. 그 때 그녀의 목에서 났던 '꼴깍' 소리가 사랑스러웠다고 하면 변태적인 멘트일까. 상업적인 SM 클럽에 놀러 가 손님끼리 놀아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우리는 업소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뒤로 하고 밖을 나섰다. SM 클럽에서 SM을 했으니 우리로선 성공이었다.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다시 SM 플레이, 그리고 그에 이은 섹스. 나름 버라이어티했던 방콕에서의 하루였다. 마지막 사진은 그날의 플레이를 담은 서비스 컷이다. 이로써 <태국에서 SM 하기> 시리즈 두 편을 마친다. 다음 시간은 뭘 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여튼 다음 시간에 보자.


나는 그녀의 배꼽에 물을 담아놓은 채 흘리지 말라고 명령했다.
플레이 도중에 몸을 꼼짝하지도 못하게 된 그녀는 더욱 흥분하고 말았다.

성인전문 블로그 어덜토이 (www.adultoy.co.kr)
2010/08/24 15:22 2010/08/24 15:22

SM 포르노 제작현장을 가다.

Posted at 2010/08/22 22:21// Posted in SM & Fetish
개인적으로 요즘 SM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된 필자입니다.
많은 SM자료들과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관련정보를 습득하다보니 그들이 조금씩 이해가기 시작했는데요.
맞는걸 좋아한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가지는 않았지만 구속에 의해서 오히려 편안함과 안식을 느낀다는 섭(SUB)들의 논리가 이제는 조금 이해가기도 한답니다.


BDSM이란, B : Bondage (본디지) D : Discipline (디스프린) S : Sadism (새디즘) M : Masochism (마조히즘)
이들 중 D와 S는 Domination(지배)과 Submission(복종)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정신적 /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그런 고통을 받음으로써 쾌락을 얻는 행위를 말한다.

정신적 / 신체적 고통을 주는 쪽을 돔(Domination) 혹은 새디스트라 하며,
정신적 / 신체적 고통을 받는 쪽을  섭(Submission) 혹은 마죠키스트라 부른다.

남성(male)을 줄여 멜 이라 지칭하고, 여성(female)을 줄여 펨이라 지칭한다.

하여, 멜돔, 멜섭, 펨돔, 펨섭 의 네 조합이 나오며,
돔과 섭을 번갈아 가며 하는 이들을 스위치(Switch)라 일컫는다.

상호간의 즐기는 방법을 "플레이(play)"라 부르며, 그 방법에는 수치플레이, 방치플레이,
도그 플레이, 결박 플레이(본디지 - Bondage)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BDSM 은 상호 동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범죄로 인식되는 성폭행, 성추행, 강간, 납치, 인신매매등 과는 다르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각 국에서는 BDSM을 활용한 다양한 성적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매년 Boundcon 라는 이름으로 결박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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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2 22:21 2010/08/22 22:21

[real BDSM] 태국에서 SM하기1편

Posted at 2010/08/13 10:24// Posted in SM & Fetish

태국의 숙소에서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
(사진 공개는 그녀의 동의를 구한 것이다.)

 

 

가자, 태국으로

나는 요즘 한 여성을 만나고 있고, 그녀와 본격적인 D/s 관계는 아니지만 우리의 관계에 SM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지난 칼럼에서 몇 번 이야기한 적 있었다. (저번에는 그녀와 애널조교 플레이를 한 이야기도 했다.) 얼마 전 나는 그녀와 태국 여행을 다녀왔다. 태국에서도 SM 라이프는 이어졌으니, 이번에는 두 편에 걸쳐 태국에서의 SM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사실 비행기에 오르기 며칠 전까지, 여행에 관해 계획한 것은 전혀 없었다. 그 때 우리는 종로의 한 모텔에서 뒹굴고 있었다. 우리는 둘 다 여름 휴가를 며칠 앞두고 있었는데, 특별한 계획 없이 이 모텔 저 모텔을 들락거리는 걸로 휴가를 보내는 대신 어딘가로 떠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는 즉시 태국을 생각해냈다. '태국은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이야기도 있잖은가.


모텔방에 비치되어 있는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으로 여행정보를 알아보다가 성수기임에도 나쁘지 않은 조건의 항공권을 발견, 생각할 것도 없이 해당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티켓을 예약했다. 우리는 뭔가를 질러버렸다는 만족감에 겨워 욕조에 몸을 담그고 '어떤 여행을 할 것인가, 어떤 물품을 준비해 가야 할 것인가'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준비 기간은 며칠밖에 없었던 데 비해 준비물은 은근히 많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콘돔'이었다.


불타는 남녀사이라면 당연히 콘돔은 충분히 준비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평소에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콘돔을 쓰곤 했다. 내가 대단한 정력가라서가 아니다. SM엔 일반적인 섹스보다 콘돔이 많이 든다. 예를 들어 지난편에 썼던 것과 같이 애널 플레이를 한다고 하자. 애널 딜도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콘돔을 씌우는 것이 좋은데(딜도 뿐 아니라 모든 명랑완구와 기구들은 콘돔을 씌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질에 들어갔던 것을 항문에 넣는 것은 상관 없지만 항문에 한 번 들어갔던 것을 질에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따라서 애널 딜도를 질과 항문에 수차례 넣다 빼기 위해서는 적어도 콘돔을 두 개 이상 갈아 끼워야 한다.


또한 섭을 반디지 해 놓고 바이브레이터를 이용해 음부를 공략한다고 해 보자. 이 바이브레이터에도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음부와 직접 맞닿거나 질 속에 들어가는 진동부분을 손으로 주무르거나 온갖 것이 들어있는 가방 속에서 꺼내 바로 여성의 몸 속으로 찔러 넣으면 감염의 위험이 있다. 당연히 콘돔을 씌워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데, 이 때 콘돔까지 질 안에 쏙 들어가면 상황이 난감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보통의 삽입 섹스에도 콘돔이 필요하다. 이렇게 보면 섹스가 포함된 한 번의 SM 플레이를 할 때 최소한 3개 정도의 콘돔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콘돔을 확보하기로 했다. 태국 현지에서도 조달할 수 있긴 하지만 대량구입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는 데다가 태국의 콘돔 값은 한국보다 싸지 않다. 우리는 여기저기서 사기도 하고 얻기도 하서 콘돔을 모았고 다음 사진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여행 첫날, 각자 구해온 콘돔을 숙소 침대에 뿌려놓고 찍은 기념사진이다.
여행의 첫 이정표는 콘돔으로.

 

콘돔 이야기는 이 정도 하기로 하고, 이제 여행 이야기를 해 보자. 태국이 여행의 시작과 끝이라면, 태국 여행의 시작과 끝은 방콕이며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방콕 북서부의 타논 카오산(카오산로드)이다. 카오산 지역은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이 찾는 여행의 주요 거점 중 하나다. 우리 역시 태국 여행의 스타트를 카오산로드에서 끊었다. 처음 찾은 숙소에서 짐을 풀고나서 우리에겐 한 가지 고민이 생겼는데, 바로 개목걸이에 관한 것이었다.



태국에서 SM 하기

나는 여행 전날 애완용품 도매점을 찾아 그녀의 목에 채울 중형견(犬)용 개목걸이를 하나 샀다. 그런데 막상 태국에 도착해 뚜껑을 열어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산 개목걸이가 그녀의 목에 너무 컸다는 것이다. 나는 준비해 간 등산용 칼로 가죽줄에 금속제 고리가 들어갈 구멍 하나를 뚫어보려고 애를 썼으나 헛수고였다. 그 개목걸이를 추천했던 애완용품점 주인의 말만 귓가에 맴돌 뿐이었다.

- 명품입니다. 엄청 질기고 좋은 가죽이에요. 절대 찢어지거나 상하지 않습니다.


SM용 개목걸이는 섭의 목에 딱 맞아야 하는데 낭패였다. 이래서야 개목걸이가 주는 구속감을 살릴 수 없었다. 등산용 칼을 들고 구멍을 뚫어보려 애를 쓰다가 결국 포기한 채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섰다. 그녀는 목에 맞지 않는 헐렁한 개목걸이를 착용한 채였다. 참고로 그녀는 여행 기간 내내 안에서나 밖에서나 개목걸이를 하고 다녔다. 이 차림이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호텔숙박이 포함된 패키지 여행이 아닌 한 태국의 여행지에는 미국과 유럽의 히피들이 충분히 득실거린다. 이소룡 추종자쯤으로 보이는 백인들이 한자 문신을 새긴 상반신을 내놓고 길거리에서 봉술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개목걸이 쯤이야.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고 번화가에서 떨어진 한산한 길을 걷다가 운 좋게도 가죽 세공을 하는 노점 상인을 발견했다. 영어를 아무리 잘 한다 해도 문제는 발음이다(물론 우리가 영어를 그리 잘 하지도 못했다). 상인은 태국식 발음으로, 우리는 콩글리시 발음으로 서로 한참을 헤맨 끝에 우리가 원하는 것이 그녀의 개목걸이에 구멍 하나를 더 뚫어주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다. 확실히 가죽세공사는 전문가였다. 내가 수십여분 간이나 낑낑대던 것을 1, 2분만에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우리의 개목걸이를 손보고 있는 카오산로드의 가죽세공사.
(사진이 많이 흔들렸으니 고개를 흔들며 보시라.)

 

그런데 현지인들이 외국인들의 지갑을 꺼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카오산로드에서 그는 짧은 영어로 '구멍 하나일 뿐'이라 말하며 한사코 돈을 받지 않으려 했다. 선량한 표정으로 웃으며 내밀었던 지폐를 손으로 밀어내니 마음이 마구 따뜻해지는 것이 아닌가. 미담이라면 미담이지만 그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를, 우리가 변태인지를 알았다면 그는 돈을 받았을 수도 있었으리라. 어쨌든 태국에서의 SM은 잘 풀려가는 듯했다.

이삼일간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하루 정도 쉬자 여독이 풀리면서 슬슬 SM 플레이가 하고 싶어졌다. 그 때 우리는 카오산로드와 인접해 있지만 훨씬 조용한 거리에 있는, 여행자용 숙소에 묵고 있었다. 목조주택을 개조한 2층 숙소였고 우리의 방은 2층에 있었다. 여행자들도 붐비는 이런 숙박업소에서, 그것도 방음이 허술한 나무로 된 건물에서 격렬한 SM 플레이를 한다면 누군가가 알아챌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름 욕망에 들끓고 있었던 우리는 SM을 감행하기로 했다. 우리는 어차피 외국인들인데 무슨 일 있을라구, 하는 생각이었다. 이것은 위험한 오산이었지만 그 때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절하며 '벌을 내려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플레이의 시작을 알렸다. 일단은 맨손 스팽킹으로 시작했다. 나는 스팽킹을 할 때 맨손을 선호하는데, 첫째는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물질이 아닌 사람의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것이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상처 자국도 남지 않고 피부 건강에도 안전하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굉장히 아파서 이외로 효과가 탁월하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손에 부딪히며 물결치는 맨살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나서 그녀의 목에 개목걸이를 채워 사슬을 연결했다. 사슬을 당기며 그녀의 얼굴을 내 신체 곳곳-발, 성기, 성기 주변과 항문-에 갖다 댔다. 혀로 애무하라는 뜻이었고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끌려가는 곳을 열심히 핥았다. 확실히 개목걸이는 SM에 편리한 기본 아이템이다. 게다가 짤랑거리는 사슬 소리에 SMer들은 자극받게 마련이다.


나는 가죽 허리띠로 그녀의 등과 허리께를 내려치면서 이런 저런 명령을 내렸다. - 고환과 남근 사이를 혀로 핥아올려라, 항문을 혀끝으로 꾹꾹 눌러라. 하는 식의 명령이었다. 여행짐을 꾸리면서 채찍 따위를 따로 챙기기가 주체스러웠기 때문에 나는 채찍질에 적합한 혁대를 챙겨갔다. 어차피 허리에 차고 다니는 것이니 일석이조였다. 채찍질에 적합한 혁대란 가죽으로 되어 있으면서 평평하고 부드러우며 형태가 단순한 것을 말한다. 금속제 장식이 있거나 스티치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은 피부를 상하게 한다. 요즘 유행하는 빈티지 풍의 가볍고 딱딱한 재질의 것도 좋지 않은데 오히려 더 아프고, 상처도 잘 난다.


그리고는 그녀를 엎드리게 한 뒤 양손을 침대의 철제 헤드에 묶어 고정시켰다. 나에겐 언제나 고난이도인 반디지였다. 하지만 단촐한 여행짐에 반디지용 면로프나 마로프를 추가하기는 어려웠다. 이 때 등장한 반디지 재료가 또 가관인데, 바로 반바지의 허리 부분 라인에서 빼낸 허리 고정용 끈이었다. 그래도 면으로 된 비교적 안전한 용품(?)이었고 짧지만 기본적인 반디지는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리없이 그녀의 양손을 결박할 수 있었다.


양손이 결박된 모습. 짧은 줄이었기 때문에 철제 헤드를 이용했다.

 

위 사진에 담긴 장면의 상태에서 다시 스팽킹을 했고 이번엔 강도를 좀 더 높여 그녀의 등과 얼굴, 허벅지와 발이 새빨갛게 물들게 했다. 이 때 한 대 맞을 때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이라고 외치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그 자세 그대로 후배위 삽입을 시도했다. 남근과 음부의 위치와 각도가 그리 편하지 않은 자세였기 때문에 무리 없는 삽입을 위해서 질액이 충분히 분비되었는지 확인하고 손가락으로 세로로 갈라진 그녀의 음부 틈새를 훑었다. 미끈하고 반투명한 액체가 묻어나왔다. 충분한 양이었다. 나는 그것을 그녀의 항문에 발랐다. 그녀로 하여금 수치감을 느끼게 하고 항문섹스의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게끔 하려는 행동이었다. 나의 귀두를 그녀의 질 입구에 맞춰 갔다 댔다. 그리고 엉덩이에 힘을 실어 성기를 천천히 밀어넣었다.

- 으으윽.


불편한 자세 때문에 질 안이 조여져 있던 그녀가 고통이 섞인 신음소리를 냈다. 나는 개목걸이에 연결된 체인을 잡아당기며 엄살부리지 말라며 다그쳤다. 그리고 두 세 번의 삽입운동을 하고 있는 찰나...



SM 현장에 들이닥친 나체의 백인 남자들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는 골목길이 내다보이는 베란다가 딸려 있었는데, 베란다 쪽으로 통하는 문이 끼이익 하고 열리더니 알몸의 백인 남성 두 명이 우리의 방에 난입한 것이었다!

녀석들이 괴성을 질러대는 통에 나는 순간적으로 얼이 빠졌다. 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우리의 방 문을 열고 들어와 저희들끼리 뭐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지껄이며 침대를 두드리고 낄낄대는 두 명의 백인 남성, 게다가 그들은 옷을 벗은 채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발기되어 있던 나의 남근이 다시 작아지는 데는 1초면 충분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했다. 그녀는 알몸으로 엎드린 채 침대에 묶여 있었다. 내가 나서서 무슨 행동이든 취해야 했다. 일단 그녀의 몸 속으로 삽입해 들어간 성기를 빼고 녀석들과 대치했다.

나는 어지간한 백인들 보다 키가 크고 덩치도 큰 편이다. 이곳에서 만난 백인 여행자들 중에서 나보다 큰 녀석은 많지 않았고 이때 우리 방에 침입한 녀석들은 나보다 훨씬 작았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겁내지 않았다. 침입자들은 도리어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웃어대었다.

이 때 내가 얼떨결에 했던 첫 마디는 정말이지 한심하기 이를 데 없었다.


- What is your name?

녀석들은 당연히 대답이 없었다. 마침 플레이 중의 그녀를 찍던 사진기가 내 손에 들려 있었는데, 나는 황급히 녀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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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침입자들...

 

침입자들의 정체는 옆 방에 묵고 있는 미국인 부부의 두 쌍둥이 아들녀석들이었다. 이 방과 우리의 방은 베란다가 연결되어 있었다.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린 녀석들이었는데, 정말이지 대책 없이 까부는 녀석들이었다. 그녀는 침대 위에 묶여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고 나는 우리의 방을 헤집고 뛰어다니는 이 녀석들을 쫒아내느라고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녀석들은 엎드려 있는 그녀의 몸을 마구 뛰어넘으며 도망쳤다.

그렇게 애를 써도 안 사라지던 녀석들은 옆 방에서 들려오던 엄마의 'Come on!' 한 마디에 쪼르르 달려나갔다. 나쁜 넘들...


문을 걸어 잠그고 나니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어쨌든 플레이는 계속해야 했다. 수직낙하한 성감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그녀는 아까만큼의 매를 한 번 더 맞아야 했다. 그리고 다시 삽입. 그렇게 플레이에 이은 섹스가 어렵게 끝났다. 오르가즘 후 필로우 토킹을 하다가 문득 창밖에 고개를 돌려보니...

그가 있었다.


지켜보고 있다.

 

쌍둥이 중 한 녀석이 심각한 얼굴로 구경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녀석이니까 우리가 뭘 했는지 이해하진 않았겠지. 제발 이해하지 말아다오. 오늘 칼럼의 결론은, 태국에서의 SM은 다사다난했다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태국의 대표적인 환락가 팟퐁의 SM 클럽 방문기를 올려볼 생각이다. 자 그럼, 그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시라.

성인전문 블로그 어덜토이 (www.adultoy.co.kr)

2010/08/13 10:24 2010/08/13 10:24